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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의 횡포.
나는 내일러입니다.
제일 느린 무궁화호를 타도 예약이 안 된 자리에 앉아야합니다. 예약이 안 된 자리는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거기 있으면서도 동시에 없습니다.
앉아서 고개를 꺾고 자다가도 자리의 주인이 나타나 깨우면 재깍 일어나 비켜줘야합니다.
기차여행이니 창 밖 사진을 찍고 싶었습니다.
햇살이 멋지게 창으로 들어옵니다.
갑자기 의자 틈새로 손이 쑥 나옵니다.
아.. 커튼을 치자고 합니다.
그 손은 자리를 예약한 자의 손입니다.
방금 내가 덥혀놓은 자리에 궁둥이를 대고 있는 그 사람의 손입니다.
나는 을이요 그 손은 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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