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기억해야 할 것들이 많은데, 그 모든 것을 다 기억할 필요는 없지만 하루에 한 가지 정도는 어떤 일이 있었는지 적어두는 것이 좋다. 그래야 나중에 돌아봤을 때 오늘과 내일, 그리고 어제와 오늘 사이의 흐름, 연결, 구분같은 것이 되니까.
특별히 어떤 일이 있어서 써야지 하는 것보다 그냥 쓴다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고 즐거움이 있다.
쓰는 것과 말하는 것은 정말 다르고, 듣는 것과 보는 것도 정말 다르다.
다가올 날들이 아주 멀게 느껴지다가도 정신을 차려보면 어느새 내 눈 앞에 바짝 다가서 있기도 하다. 그럴 때 놀라기도 하지만, 한숨이 푸욱 나오기도 한다.
17층으로 사무실을 옮기고 나서 창가에 자리를 잡았더니, 창 밖으로 긴 대로가 뻗어있는 게 보여서 너무 좋다. 그 길의 끝에는 바다가 있다. 작게 보이는 바다이지만, 얼마 못가 또 간척한 것일 듯한 땅이 보이고 그 위에는 올라가고 있는 건물의 뼈대들, 크레인, 또 이미 지어진 공장같은 것들이 보여 아름답지도 편안하지도 않은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지만, 그래도 뻗어있는 길가에 크진 않지만 초록이 칠해져 있고, 그 끝에 회색빛이 돌고 어둡다 하더라도 여전히 푸른빛인 바다가 있어서 눈이 간다.
기록해둬야 할 것은 많은데 미루고 또 미루고만 있다.
며칠 전 느꼈던 "아 나 정말 못 갈 것 같애"라는 그 생각이 최근 몇 달 동안 느꼈던 감정과 생각을 통틀어 가장 진했던 것 같다. 여기에서 무엇을 느낄 수 있고, 무엇을 기억하고 가져가야 할까.
2019년 6월 13일 목요일 오후 1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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