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한 달간 총감독 도슨트가 있다고 해서 맞춰 찾아갔다.
왠지 어제 개학을 맞이하고 사람이 별로 없을 것 같다는 기대를 하며 갔는데 ㅠ_ㅠ 너무 사람이 많아서 설명할 때는 작품이 보이지도 않았음.. ㅋㅋㅋ 다들 나랑 같은 마음으로 왔나보다 ㅎ
그래도 총감독님이 직접 도슨트해주시니 진짜 열정적으로 재밌게 해주셨다. 무려 한시간 반이나 걸렸음!
설명을 들으며 봐서 더 그렇게 보였던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HCB의 사진들은 정말 완벽해보였다. 완벽함이 주는 아름다움 자체였다. 하지만, 완벽하다고 해서 그렇게나 숨막히지는 또 않았다.
전시는 총 다섯 개의 테마로 나뉘어있었는데, 마지막 테마였던 humanism쪽에서는 다른 방에서 본 사진들에 비했을 때 조금 더 따뜻한 느낌을 받긴 했다.
그래도, 마크 리부의 사진들 같은 느낌은 전혀 받지 못해서 조금 신기하기도 했다.
그야말로 "완벽함"을 추구한 사진들이었다.
그가 데생작업한 것도 두 점 걸려있었고, 그가 작업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도 몇 점 전시되었는데, 그 중 자화상을 그리는 그의 사진이 있었다.
내 눈에 비친 그 자화상 속 HCB의 얼굴은 실제 거울에 비치고 있는 그의 얼굴보다,
좀 더 굵은 선의 단단한 입매와 코를 가진, 훨씬 엄해보이는 인상이었다.
정말,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이라는 그 사람이 너무나 뛰어난, 천재적인 사람이었기 때문에 완벽함을 추구하는 것이 자연스러웠던 것으로 생각됐다.
마크 리부의 사진들과 다시 한 번 비교를 해보자면, 마크 리부의 사진들에서는
사진 속 피사체들이 사진을 찍는 사람인 마크 리부와 마치 친구인 듯한 인상을 받았었다.
하지만, HCB의 사진들에서는 단순한 피사체일 뿐이었다.
그의 완벽함을 구사하는 데 사용된 도구. 100% 그 이상으로 객관적인 시선이었다.
조금은 작위적이라는 느낌마저 들게 했던 사진들이었다.
사진이 너무나도 완벽하고, 한 장의 사진 안에서 볼 게 너무 많았다.
음. 그래도 그 중에서 기억에 남는 사진이 두 장 있다.
하나는 그 완벽한 사진으로써 너무 아름다워서 기억에 남는 것이고, 하나는 사진 자체가 주는 느낌이 왠지 모르게 남는다.
첫 번째 것은 절벽 옆 바다에 배 세 척이 밧줄로 묶인 채 떠가는 사진이었는데, 바다에 거품처럼 파도가 일고 있는 동시에 뒷편의 검은 절벽에 흰색 구름이 거품처럼 떠있는 사진이었다. 구름이랑 파도가 동시에 눈에 들어오는데 너무 아름다웠다.
두 번째 것은 일본에서 승려를 찍은 사진인데, 정말 단순하고, 너무나도 깔끔하게 흑백(모든 사진이 다 흑백사진이긴 하지만!)으로 사진이 나뉘어있는 모습과, 오른쪽 아래 구석을 향한 승려의 얼굴이 뭔가 무겁고 신비스럽기도 한 느낌을 주어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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