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man from earth-지구에서 온 사람. 혹은 인류? 라고 말 할 수도 있을까?

이 영화에 등장하는 한 명의 개인은 인류 전체를 모두 나타내고 있다.

모두가 믿을 수 없을만한 얘기를 던지고, 그들이 혼란스러워하자 모두 지어낸 이야기였다고 말해버리는 이 남자.

어떻게 보면 신성모독이라고 할 수도 있고, 모두를 비웃는거라고 생각할 여지가 너무나도 많은 얘기를 쏟아내지만,

그 얘기들을 믿지 않을 수가 없다는 것도 사실이다.

너무 앞뒤가 다 맞고, 그 사람이 얘기하는 태도를 보면, 지어내는 게 아니라는 것이 눈에 확실히 보이니까.

하지만, 사람들은 스스로 생각하기에 결코 짧지 않은 기간동안 살아온 삶이 있고,

살아오면서 스스로 쌓아왔던 믿음과 쉽게 버릴 수 없는 자신만의 가치관 같은 것이 있기 때문에

존의 말을 듣고 그토록 힘들어하는 것이다.

존의 말을 그대로 믿게 된다면, 그 동안 자기가 믿고 따라왔던,

자신의 삶의 모든 생각과 행동들이 옳은 것이라고 말해주는 기준을 부인하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천주교 신자이고, 주님의 존재를 부인하거나 믿지 않는 게 아니지만,

종교를 가지고(유지하며) 살아가는 이유가 신의 존재 자체 때문인 것보다는 그 가르침이 좋아서인 편이다.

그래서 이 영화가 불편하거나 make me upset은 아니었고 어느 정도 이해가 가기도 했다.

존의 삶이 워낙 길었던 탓도 있지만, 존과 동료들의 대화 자체가 그렇게 깊게 파고들진 않았기 때문에,

영화를 보는 사람들도 존의 동료들과 같이 "뭐야, 무슨소리야 허 참," 이 정도로밖에 받아들이지 않게 되는 것 같다.

그리고, 이 영화 스스로도 '존과 같은 사람이 실재할 수 있느냐?'는 그리 중요하게 여기지 않은 것 같았다.

그게 중요한 점이 아니라, 이러한 존재를 통해서(만약 존재한다면) 우리가 느낄 수 있는 감정. 느껴야 할 감정에 주목해야

이 영화를 더 즐기고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마지막 장면이 나는 너무 충격적이었고, 또 정말 너무너무 슬펐는데,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 있어서 우리가 정말 진심을 다한다고 하더라도,

'시간'이라는 요소를 절대 무시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면서,

 인간이라는 존재가 생각보다 훨~~~씬 시간에 매여있구나, 정말로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 나라는 존재가 기억이나 될까,

내가 한 행동들, 내가 남긴 기록들 같은 게 일말의 의미를 가질 수 있긴 할까 같은 회의적인 마음도 살짝 들었다.

 

윌이 처음 존에게 화를 내며 뛰쳐나가선 말했던 것.

"당신이 하는 말로 인해 다른 사람들이 어떤 감정을 느낄 지는 생각해봤어?!"

'존'이라는 이런 존재가 정말 실재한다면, 우린 어떤 생각과 감정을 느끼게 될까? 아니, 느껴야 하는 걸까?

끝도 없는 혼란? 나라는 존재가 얼마나 미미한가 하는 것?

그런 것 보다는 현재, 나 자신에게 얼마나 집중해야 하는지. 그것을 깨달아야 하는 것 아닐까?

주변 사람들이 얼마나 잘났는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여기서 들려오는 얘기 저기서 들려오는 얘기가 과연 맞는지 틀린지.

과거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또 그것들을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지(ㅡ여기서 사실 이보단 '폄하'할 수 있을 지라고 써야할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든다.) 미래엔 어떤 일이 생길지(ㅡ여기선 주로 미래에 난 어떻게 보여지고 평가될지.를 말하는 것일 테지.).

이런건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는 거다. 정말 중요한 것, 우리가 집중하고 항상 깨닫고 있어야하는 것은,

바로 지금. 나 자신이 제일 중요한 현재라는 것, 사실이라는 것일 거다.

 

적어도 내 생각은.

'敖번 국도 >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키친]  (0) 2013.08.04
[50 first dates] 첫키스만 50번째  (0) 2013.08.01
[Going the distance]  (0) 2013.07.29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0) 2013.07.28
Before Sunrise & Before Sunset  (0) 2013.03.06
Posted by sollea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