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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31)

지난 봄에 엄마가 이 영화는 엄마랑 딸이랑 같이 보는 영화라고 하시면서 꼭 같이 보자고 하셔서 보게 된 영화.
사실, 기숙사생활하면서 공부하느라 바쁘단 핑계에 집에 가는 일도 드물고,
엄마가 내가 안 바쁘다고 할 때 조차도 나 바쁠까 봐 뭐 같이 하자고 부득부득 말씀하시는 경우는 정말 드물어서
보기 전에 정말 이 영화가 대체 뭐길래 싶었다.
그래서 일요일 아침 조조를 끊어가며 동네 영화관에서 보았던 영화. 

전반적인 스토리는 충분히 예측가능하달까,
딱히 특별하거나 반전이 있거나 한 것은 아니었다. 그냥 훈훈하고 그래그래 그렇구나~ 하는 수준이었다.
그리고 박진희씨의 연기도 솔직히 많이 실망스러웠다.
그런데, 김해숙씨는 정말.. 정말 대단하다.
이 한 사람으로 인해 이 영화는 새롭게 태어났다고 말해도 될 것 같다.
정말 영화를 보는 내내 이런 시답잖고 뻔하고 흔하디 흔한 스토리에 내가 이런 반응을 보이다니 싶을 정도로. 

엄마도 나도. 그리고 극장 안에 있던 대부분의 사람들도 그랬을 거라고 믿는다.
그 짧은 시간동안 얼마나 울었길래 눈이 퉁퉁 부어 나왔다.
비록 박진희씨나 다른 사람들의 연기도 그저 그렇고, 스토리도 그냥 그랬지만
김해숙씨가 연기를 너무너무 잘해주었어서 이 영화는 너무 감동적이고 슬프고 공감되는 작품으로 변신했다.
어찌되었든, 그 한 사람의 배우 덕분에라도. 참 감동적이고 슬프고. 아직 스무살밖에 안 된 나지만, 그 동안 내가 자라오면서 엄마와의 기억들을 다시 한 번 떠올리게 해 준 영화였다. 

사실, 생각해보면 요즘 영화계에 나오는 영화들 중에는 이런 따뜻한 가족애를 담은 영화가 많이 안 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
기억을 더듬어보아도 2007년의 아들? 그게 그나마 제일 가깝게 떠오른다.
예전에 2000년 전후로 해서는 조폭얘기가 섞인 게 많았긴 했던 것 같지만, 가족간의 사랑얘기를 담은 영화가 꽤 많이 나왔던 것 같은데, 요즘은 잘 없다.
사람들이 가족의 소중함에 대해 별로 얘기하고 싶지 않아하는 걸까?
그렇다면 왜일까-
예전보다 가족의 단위가 작아지면서 서로간에 더 가까워져서?
먹고살기 바빠지면서 서로간에 관심갖지 못하게 되는데, 그 사실을 별로 마주하고 싶지 않아서? 

지금 내 나이 또래 전후의 아이들이 자라왔던 환경은 우리 부모님 세대와는 다르게 태어나는 순간부터 너무나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자라왔고, 이렇게 커서까지도 부모님의 끔찍한 관심과 사랑을 받기 때문은 아닐까?
부모님 세대 때와는 달리 형제도 없거나 한명, 두명 있고. 그래서 많은 사랑을 받지만, 그게 너무나도 당연하게 여겨져서 특별하지 않게 느끼는 세대.
그래서 가족간의 사랑이나 추억보다는 부모님으로부터의 사랑이 지겹고 벗어나고 싶은 느낌으로 다가오는 세대.
서로 돌보고 사랑해야 할 부모님, 형제들을 비롯한 가족보다는 이 가족이란 울타리에서 벗어났을 때. 그 바깥세상에서 '나'라는 독립적인 존재로 인정받고, 그 바깥세상에서의 사랑을 더 갈구하는 세대.
지금 이 순간 최대 규모의 소비자가 된 내 나이 또래의 세대들이 더 이상은 그런 소재에 공감하지, 아니 그런 소재를 이해조차 하지 못하기 때문이 아닐까? 

뭔가 징그럽다는 느낌이 들려고 하는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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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olle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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