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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에서 9월 29일까지 열리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열린 최대 규모(라고하는 ㅎㅎ) 고갱 전시회.

'낙원을 그린 화가 고갱, 그리고 그 이후'

고갱의 그림 60여점과 전시된 고갱 그림에서 볼 수 있는 '낙원'이라는 키워드를 함께 지나는 컨셉의 현대작가들의 작품을 몇 점 함께 전시하고 있다.

더바디샵 이벤트에 당첨되어서 지하에서 특별 도슨트를 듣고 관람했다 :) 바디샵 문화이벤트  짱짱짱!!! ㅋㅋㅋ

 

고갱의 그림들은 사실 그리 많이 접해보지 못했던 것 같다.

인상주의 화가 중 하나인가? 정도로 알고 있었는데

인상주의 후기 때 활동했던 작가이며, '종합주의'라는 장르를 개척한 화가라고 한다.

그의 그림을 보면 유럽인으로 보이지 않는 등장인물들이 많은데,

고갱이 주로 브르타뉴 지방에서 활동을 한 시기가 있고, 그 이후엔 거의 타히티에서 그림을 그렸기 때문이라고 한다.

 

실제 보이는 그대로를 그린 것이 아니라, 상상과 현실을 조합해서 그려낸 그림들.

고흐는 그를 가리켜 '먼 곳에서 온 사람이며, 멀리 갈 사람이다'라고 했다고 한다.

첫 번째 전시장 입구에 써있던 문구였는데, 난 이 말이 그를 정말 가장 잘 표현해준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의 그림들은 정말, 우리가 발디디고 있는 이 현실에 안주하지 못하고, 아주 멀리, 높은 곳에서 날 바라보고 있다는 느낌을 줬다.

어떻게 이런 표현을 해낼 수 있었을까? 하는 그 색감과 내용들이 정말 놀라웠고 아름다웠다.

 

그의 그림들은 디테일함이라는 말은 별로 어울리지 않고, 정말 단순한 면과 선들로 표현되어있었는데,

그런 단순함 속에 어떤 의미와 내용이 다 들어있어서 "아 이게 정말 예술인가보다"이런 생각이 들게 했다.

그의 사진이나 자화상을 보면 굉장히 남성적이고 자부심이 강해보이는 사람이라는 느낌이 들었는데,

그의 그림들에서도 내가 그렇다고 느꼈던 성격이 많이 묻어난다고 생각됐다.

뭔가 남들과는 차별화되고 싶다는 마음. 자신만의 색깔, 자신만의 생각을 보여주겠다는 강한 의지 같은 것 말이다.

 

같이 전시를 보러 간 친구가 읽었던 '달과 6펜스'라는 책에 대해 얘기해줬는데

고갱을 모델로 한다는 그 책을 보면 그가 굉장히 남성적이고 인기도 많은, 그런 성격의 캐릭터로 그려져있다고 했다.

 

고흐와 가까웠던 인상주의 화가 정도로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가난에 지쳐있던, 고뇌에 찬 천재 예술가로서 '고갱'이라는 인물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 볼 수 있었다.

고갱에 대해 관심도 많지 않고 잘 알지도 못했어서 이 전시에 사실 큰 흥미는 없었는데, 좋은 기회로 우연히 도슨트까지 듣게 된 건 정말 그냥 우연이라 하기엔 그 이상이상이상이었던 듯.

작품들이 하나하나 다 얘기를 담고 있어, 잠깐만 보더라도 많은 감정을 느끼게 해 개인적으로 최근에 봤던 전시회들 중 가장 좋았을 정도다.

달과 6펜스도 꼭 읽어봐야지.

Posted by solle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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