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여름철 집에서 먹던 호박잎은 손바닥에 딱 들어오는 사이즈에 보드랍고 가시같은 털은 하나도 없는, 줄기는 약간 반투명한 녹색이 나는 그런 것들이었다.
이모와 엄마의 사랑과 손길이 얼마나 들어간 것이었는지......
깨닫게 해주는 컬리에서 산 호박잎.
너무나 거대하고, 너무나 가시가 많고 너무나 거칠다 ㅋㅋㅋ
암튼 그래도, 맛있게 해보자 - 는 호박잎에 대단한 조리법은 없다.
물에 좀 담가둬서 씻은 다음, 줄기쪽의 털 많은 부분 껍질을 좀 벗겨내면 좀 더 부드럽다.
하지만 나는 아침에 바로 빨리 먹으려고 흐르는 물에 씻고 껍질을 안 벗김 ^^
큰 냄비/팬에 물을 담고, 위에 찜기를 올린 뒤 호박잎을 차곡차곡 쌓아놓고, 중약불에 뚜껑덮고 찐다.
잎들이 촉촉하게 쪄지면 물기에 푹 젖어서 색이 진해지고 숨도 죽는다. 특히 줄기는 좀 투명해짐. 워낙 두껍고 큰 잎들인데다 한번에 다 집어넣었던지라 중간에 한 번 전체적으로 뒤집어서 더 쪄줬다.

정말 다 쪄져도 뻣뻣함이 고스란히 느껴지네 ^^
한김 식혀서 통에 담아 냉장고에 넣는다.
엄마가 그러는데, 호박잎 찐거는 얼려뒀다 먹는 거 아니라고......
호박잎에 밥 싸서 쌈장 올려 먹어도 되고, 된장 지져서 같이 먹어도 좋지만
집에 오징어 한 마리 남은 게 있어서 이것도 후다닥 볶았다.
썰고, 작은 무쇠팬 달군 뒤 참기름 한 번 두르고 오징어를 휘리릭 짧게 볶는다. 어차피 오래 가열할 것 아니니까 참기름 가능. 그리고 트레이더조에서 사온 우마미 머쉬룸 뿌려서 끝.

호박잎에 다같이 싸먹으면 간도 적절하고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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