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문의 살인사건과 그 용의자들에 대한 얘기라고 생각했는데, 전혀 그런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어떤 반전 같은 것도 없었지만, 보는 내내 한 장면 한 순간이라도 놓칠세라 눈을 깜빡이는 것조차 주의하게 했다.
마치 책장을 넘기는 것 같다는 착각을 일으키는 영상들. 화려하지만, 전혀 촌스럽지 않은 색감과 평면적인 이미지들의 구성은 정말 아 이 감독은 천잰가봐 하는 생각밖에 하지 못하게 했다.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매니저의 삶의 한 부분을 함께 한 로비보이와의 저녁식사에서 듣게 된 이야기.
그를 만난 이후부터의 로비보이의 삶을 통해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자체의 삶을 전부 보여주는 얘기였다.
1. 영화를 보는 사람의 시점
2. 이야기를 들려주는 '구 로비보이'의 시점
3. '구 로비보이'와 저녁식사를 하며 이야기를 듣는 '나'의 시점
4. 로비보이의 이야기 속 매니저의 시점
이 영화는 이렇게 복잡하게 겹쳐진 시각을 뚫고 들어가야하는 반면에 영상적인 면에서도, 이야기의 전개 면에서도 매우 평면적이고 단조로울 수도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 하나 하나가 아주 독특한 개성을 가지고 있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소소한 상황 하나하나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엄청난 감정의 폭발을 일으키게 했다. 웃음도 아주 빵! 놀람도 아주 꺅! 하고 말이다.
생각해보면, 다소 급박하게 전개되는 사건들과 등장인물들의 약간은 다급한 말투, 긴장된 표정 때문에 더욱 그러했던 것 같다.
복잡한 구조, 다급한 전개와 평면적인 구조, 단조로운 전개가 뒤섞이지 않은 채 등을 맞댄 어떤 물체(이 물체가 곧 이 영화라고 한다면)를 엄청나게 화려한 포장으로 싸놓은 듯한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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