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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이벤트를 통해 대한극장에서 열린 시사회를 보고왔다.

세기의 미술품 경매사. 평생에 걸쳐 미술작품과 사랑에 빠진 남자.

최고급 레스토랑에서 식사하고 먈하지 않아도 그의 취향에 맞춰 생일을 챙겨주며, 어딜 가도 사람들이 그를 알아보고 그 앞에서 고개를 숙인다.  하지만 그는 어디서나, 어느 순간에나 혼자다.
매 순간 완벽하고 흐트러짐이 없으며 누구에게나 존중받고 사랑받고 살아왔지만, 그는 개인적이고 인간적인 사랑을 아직 한 번도 만나보지 못 한 것이다.

그런 그에게 어느 아침 갑작스런 전화가 걸려온다.
돌아가신 부모님이 남겨주신 고미술품을 처리하고 싶다며 그를 집으로 초대하지만, 번번이 그 전화의 주인공은 사고를 당했다며 나타나지 않는다. 몇 번씩이나 실랑이가 이어지지만, 전화기 속 불안한 목소리에 자기도 모르게 이끌리게 된다. 얼굴도 모르는 사람이고, 아무 이유도 알 수 없지만 계속해서 그는 그녀의 마음에 다가가려고 애쓰게 되고, 결국은 그녀의 마음을 열게 된다.

사랑을 얻었지만 그 과정에서 자신의 삶과 직업에 소홀해지게 되고, 그의 명성은 엄청난 타격을 입게 된다.
하지만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으로 인해 미술품과 명성으로 '빛나는' 삶이 아닌, 진정 가슴이 따뜻한 새로운 삶을 살게 되고 그 동안 손에서 놓지 않고 있던 것들을 다 내려놓고 오로지 그녀와의 삶을 살다가 세상을 떠나기로 마음먹은 순간,

그의 앞에 펼쳐져있던 동화책의 책장이 넘어가버린다.


아름다운 고미술품과 비밀로 가득한 여인.

두 가지는 겉으로 보기에도 너무나 아름답지만, 그들 스스로 우리에게 어떤 말도 해주지 않기 때문에 그 안에 더욱 빛나고 더욱 아름다운 무엇이 있으리라는 호기심을 자아내는 것 같다.

이 영화의 주인공 버질 올드만씨가 이 두 가지에 자신도 모르게 이끌렸던 이유가 바로 그것 때문 아니었을까.

마지막 장면에서 그녀가 말해줬던 프라하의 '달과 별 카페(정확하지 않음)'에 앉아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고 말하는 그의 표정은 상처받고 버림받은 남자 그것도, 삶에 지친 노인의 그것도 아니었다. 그 마지막 장면 속 그의 표정과 모습은 진정한 사랑을 마음에 품고 있는 성공한 삶을 산 자의 표정이과 모습이었다.

비록 그가 '사랑했다고 생각했던'여자는 그를 떠나갔지만, 그는 평생에 걸쳐 겪어보지 못했던 '사랑'에 대해 배웠고 이젠 그것이 무엇인지 머리와 마음으로 모두 알게 된 것이다. 그거면 됐다는 것.

정말 그녀가 필요한 것은 무엇일지, 요거트? 꽃? 뭘까? 그런 사소한 것을 떠올리는 행복과 소소한 삶.

그의 마지막 모습은 우리가 삶을 살면서 '그거면 됐다'고 말할 수 있는 바로 그것을 얻은 사람의 모습이었다

그래서 나는 텅 빈 방에서 깡통로봇이 소리치던 것보다 그 마지막 장면이 더 기억에 남는 것 같다.


엔리오 모리꼬네의 음악은 고전적이면서도 현대적인 느낌이 동시에 들어서 영화에서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냄과 동시에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느낌을 줬다. 음악과 멋진 고미술품들, 주옥같은 대사 한 마디 한 마디로 정말 '명품'인 영화를 만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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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olle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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