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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과학을 공부했어요. 꽤 오랫동안. 최근에 느낀 건, ‘과학 공부했다’고 하는 사람들은 좀 다르다는 거였어요. 그 커뮤니티는 생각보다, 더 올드해요. 올드하고 뒤쳐지고, 그래서 좀 답답하죠. 되게 최첨단을 걷고 있는 사람들일 것 같은데, 사실은 그렇지가 않은 거에요. 그 사람들은 자기만의 세계에 깊이 파묻혀 있는 경우가 많거든요. 이게 나쁜 뜻은 아니에요. 깊이 파고 들어간, specialist라는 거죠. 어떻게 보면 정말 대단한 거에요.

그런데 왜 답답하냐고요. 이 사람들은 좀, 우리 나라 커뮤니티만 그런 건 아닐 거야 라고 생각해보는데, 물론 안 겪어봤으니 잘 모르고요. 남의 집 냉장고에 뭐 있는지 모르지만, 김치는 있겠지. 생각하는 것처럼요. 딱 그 정도로 다 그럴 거라고 생각하기는 하거든요. 그 사람들은 되게 타이틀에 반응해요. 왜냐, 보여줄 수 있는 것. 증명할 수 있는 것. 소위 말하는 ‘팩트’라는 데에 되게 매달려왔기 때문이에요.


말 그대로 '올드한' 사람들. 작은 새로움에 감탄하고 기뻐하고, 그들을 칭찬한다. 그리고는 잊어버리겠지. 그 안에 담긴 메시지, 배워야 할 것, 어떤 형식같은 게 무엇인지는 알지 못하고 상황을 종료시킨다. 이런 일이 발생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그들이 더 이상 '배워야 한다', '발전해야 한다'는 야망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과거에는 가지고 있었는지 알 길이 없다).


그래서 답답했다. 그들의 작은 감탄과 기쁜 미소에. 그 순지하고 "해맑아 보이는" 얼굴에 진절머리가 났다. 숨이 턱턱 막혔다. 벌떡 일어나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아무것도 모르는 채 "세상의 편견에 맞선다"운운하며 분칠을 하고 다니는 그들이 우스웠다.
끼고 싶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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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olle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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