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 살기, 자존감을 잃지 말기. 그러기 위해서 주위의 시선에 너무 매달리고 힘들어하지 말기. 참 중요하고 좋은 말이다. 하지만, 어떤 말을 하느냐보다 어떤 식으로 말을 전하느냐가 더 중요해진 것 같다. '어떻게' 전하느냐. 이게 많은 사람들이 아직 모르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의 저자는 일러스트, 만화를 그리시는 분이라고 했다. 이전에도 인기있는 책을 내신 적이 있고. 책에 들어간 일러스트들이 정말 적절하고 예쁜데, 그 이미지와 글을 모두 작업한 것이다. 정말이지 그림이 모두 너무 예쁘고 좋다. 그거 단편 컷으로만 시리즈를 올려도 재미있게 봤을 것 같다. 실제로 이 책을 검색해보면 '그림에세이'라고 나온다. 정말 그림 에세이다. 그림 자체만도 보기 좋고, 그 그림이 모두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말, 그의 생각과 잘 어우러지고 또 그것들을 잘 표현하고 있다.
이 책의 글은 어떤 사람에게는 위로가 되고 응원이 되고, 이런 사람도 있구나! 내 편 같아! 라고 충분히 느껴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내 감상은 달랐다. 화가 묻어나는 말투여서 위로나 응원보다는 불평과 불만으로 느껴지는 글이었다. 읽는 사람이 위로받기보다 이 사람이 정말 힘들구나, 그래서 마음을 많이 닫아 걸고 있었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또 나는 좋아하지 않지만,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일듯한 호흡이 짧은 문장들. 밀도가 낮은 문단들. 그래서 너무 쉽게 스르륵 읽혀버리다는 점에서도 아쉬운 책이었다. 저녁나절 이틀 보내고서 다 읽어버렸으니까. 너무 쉽게 넘어간다. 짧고 밀도 낮은, 더 정제될 수 있었던, 떠있는 생각들,이라기보다 불만들을 적어놓은 것 같아 아쉬웠다.
사는 게 힘든 사람은 많다. 하지만, 그 힘듦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 어떻게,는 모두 다르다. 그 '어떻게'에서 다른 사람과 얼마나 자신의 힘듦을 공유하고 또 극복해나갈 수 있느냐, 다른 사람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느냐, 하는 것들이 달라진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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