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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번 국도 2021. 12. 31. 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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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도 아니지만 일찍 퇴근하려고 했고
꼭 그런 늦은 시간에 다음 결과가 나왔고
그 상태로 무엇도 공유할 수 없는데 동동거리는 독촉은 계속 나에게 다가왔고
깔끔하게 정리하는 것은 언제나 불가능해보이는데 난 또 그것을 시도했고
바로 책상 위에 올려두었는데 난 또 착각하고 잊어버렸다가 나중에 발견하고 깨달았고
그렇게 다 잊어버려버리는 것에 약간의 충격과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그 여파로 더욱 심하게 잊어버리고 있고
누군가는 내 옆에서 차분하게 한 발을 내딛고 문을 여는데
나는 마음 속에 폭풍우가 휘몰아치는 듯해서 문고리를 잡고도 돌리지 못하는 기분이었고.

커피를 마시지 말아야지 생각했는데
커피를 주문했고
아무 생각도 없이 큰 사이즈를 받아들었고 그러고 나서야 아 작은 걸 시켜야하는데, 하고 생각했고
언제나 그랬듯 내 발걸음의 진동수는 닫힌 뚜껑을 넘어 커피가 쏟아지게 만들었고 그것은 겨울 점퍼의 소매끝을 기름얼룩을 남기며 적시고 또 시린 손을 데울 수 있게, 컵을 꼭 감싸쥐지도 못하게 만들었다.

일주일도 전에 한참을 고심해서 예약한 시간에 절대 가닿을 수 없게 만들었고
일주일도 더 전에 고민하여 세운 시간 계획들,
하나, 둘, 셋, 그것들 모두 24시간 전에 무너지는 것을 보며 정말 뾰족한 화살 끝이 날아와 꽂힌 듯 머리가 아팠다.

때맞춰 와야할 것들은 하나도 도착하지 않고
지금에서 와봤자 의미없는 소리들만 귓바퀴를 두드리고
내 입술 사이로는 아무런 소리도 나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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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olle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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