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밥 해먹을 시간이 있을 것 같으면 미리 머릿속에서 열심히 그림을 그려본다. 뭘 해먹어볼까, 재료는 뭘 사야할까 이만큼을 샀을 때 내가 몇 번을 먹어야 다 먹을 수 있을까 그 동안 이 재료들이 잘 지낼만한 기간인가 등등.
날이 너무 더워져서 콜드샐러드를 진짜 많이 해먹었는데, 왠지 오르조나 리조로 파스타를 해먹고 싶어졌다. 마카담스토리에서 쿠스쿠스가 나온 탓이려나. 그런데 나는 쿠스쿠스는 별로 안 좋아한다. 그 거친 껍질같은 식감이 별로다.
컬리에 찾아보니 리조도 있고 오르조도 있는데 리조는 품절되어서 오르조를 샀다. 룸모꺼.
연어, 당근도 샀는데 둘 다 주황색이라서 녹색을 넣고 싶었다. 뭐 넣지, 엄청 고민했는데 시금치 왜이렇게 비싼지...? 취나물을 샀다.
취나물을 흐르는 물에 씻으면서 줄기 끝부분이나 잎에서도 너무 상하거나 무른 부분 있으면 떼어내고 물에 담가서 30분 정도 뒀는데, 검은 점같은 게 너무 너무 많이 나와...... 20분씩 두 번이나 더 담가뒀는데 계속 나오길래 모르겠다, 하고 (물론 양이 줄긴 함) 건져냈다.
끓는 물에 취나물 넣고, 소금도 좀 치고 20초 정도 데치고 꺼낸다. 숨 죽는 게 바로 보이니까, 꺼내면 된다. 그리고 찬물에 헹구고 물기를 쫙 짰다. 씻을 때 역시나 이렇게 마트에서 파는 건 세다, 생각했는데 데치고 보니 또 생각보다 보드라운 것 같기도.


연어는 스테이크용을 사서 팬에 구워서 아침에 밥이랑 먹고 ㅋㅋ 두 도막 정도를 남겨뒀다.
당근은 두 개, 껍질을 칼로 긁어 벗겨내고, 다졌는데 두 개 다지니까 진짜 손이 너무 아파...... 두 개 다진 전체 중에 1/3 정도를 카놀라유 살짝 두르고 볶았다. 거기에 연어도 넣고 부숴주기. 소금간도 조금 해둔다.

취나물은 세 덩어리로 나눠서 한덩어리를 가위로 삭삭 잘라 여기 넣어준다.

비주얼 벌써 맛있어... 화이트소스 넣어도 맛있을 것 같이 생김...
그리고 취나물 삶은 물에 오르조도 삶는다. 70g정도 넣었다. 봉투에 써있는대로 7분. 바닥에 붙을 것 같아서 체로 계속 저어주면서 삶는다

다 익으면 체로 건져서 볶아놓은 당근연어취나물에 건져냈다.

오르조를 넣은 뒤에 약불로 다시 올리고, 맛보면서 소금으로만 간 해서 마무리하면 끝.


맛있고, 내가 원래 간 많이하는 거 안 좋아한다지만 다른 소스나 양념 뭐 하면 또 맛있을까 상상하게 되는 한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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