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는 것이 꿈이었고, 길거리에 나와 지나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1분 안에 짧은 소설을 써준다."
기자생활을 하다가 어느날 자신이 예전부터 꿈으로 생각해오던 일을 실행에 옮긴 남자.
그리고 그 꿈이 실제로 이루어져 대박이 난 남자.
세상 대부분의 일들이 그렇지 않은가 싶다.
그냥 듣고 보기엔 '뭐야 저게. 저게 뭐 대단하다고, 누구나 할 수 있잖아!'라는 말이 쉽게 나오지만,
그것을 제일 먼저 떠올리고, 또, 실제로 실행에 옮기는 것은 생각처럼 쉬운 일이 "절대" 아니다.
그리고 그러한 생각들이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시기'를 맞추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나는 댄 헐리가 살았던 시대 역시 그가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요즘처럼 자기 자신에 대한 관심이 높고, 온갖 자기계발 서적과 자기계발 프로그램이 넘치는 때라면 그의 아이디어는 그다지 큰 반향을 불러오지 못했을 것이다.
그 때까지 없었던, 그래서 눈에 띄는, 눈에 띄지만, 눈 밖에 나진 않는.
이 책은 그가 그 시대에 적절하게 멋진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겨 성공을 이룬 이야기 자체만으로도 감탄하게 했지만,
사실 그보다도 시대를 초월해서 모든 사람들이 갈망하는 것, '사랑과 관심'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 책이었다는 점에서 더 의미있었다.
책에 실린 일화들 중 축제에서 만난 소녀의 이야기에서 그 소녀가 그가 썼던(혹은 썼다고 주장하는) 소설은, 사람들이 그에게 들려주는 말을 그대로 적어낸 것에 불과하다는 말을 하는데, 이 말에 매우 공감이 갔다.
솔직히 말하면 내가 느끼기에도 그는 소설을 썼다기보다 사람들로 하여금 그들의 인생이 하나하나 다 특별하고 귀중한, 소설같은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었던 거다.
사람들은 자신의 인생이 얼마나 귀중한지, 삶의 매 순간마다 일어나는 사소한 일들이 사실은 사소한 게 아니라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혼자서는 쉽게 깨닫지 못한다.
이 책의 저자는 사람들이 그 사실을 깨달을 수 있게 아주 작은 충격을 준 것이었다.
그가 60초라는 시간동안 사람들에게 채워준 것. 사람들의 마음 속에 있던 아주아주 조그만 보석들. 남들에게 보여준다고 해서 공감받을 수 있을까? 라고 생각하고 혼자서만 간직하고 마음속에 담아두느라 잊고 지내던 혼자만의 보물인 '기억'들.
그것을 들춰내서 공감해주고, 인정해줌으로써 그는 그에게 소설을 받아간 모든 사람들이 자기 자신을 귀중한 존재로 느끼게끔 해줬다는 점.
그의 성공에 관한 이야기들과 실린 일화들 속 사람들의 사연들보다, 그가 사람들에게 써주었던, 자신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준 그 '소설들'에 마음이 더 갔다.
나도 그 소설같은 존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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