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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쿠니 가오리의 책으로는 고등학생 때 읽었던 <냉정과 열정 사이 Rosso>가 처음이었다.

나는 표지를 보고 책을 고르는 편이라 일본 소설을 자주 집어들게 되는 것 같은데,

아기자기하고 감각적인 제목과 표지를 가진 일본 책들 중 에쿠니 가오리의 그것은 정말 (내) 눈에 띈다.

아무리 내용이 좋고 재밌어도,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저질스럽다'고 느껴지는,

일본 소설에 빠지지 않는 그런 내용들에선 어떤 책이어도 항상 눈살 찌푸려지는데,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에서는 그녀가 외국생활을 오래 해서 그런것인지

별로 그런 쪽으로 부각되는 면이 많지 않단 것도 '괜찮다'는 느낌이 들게 한다.

 

이 책은 학교에 갈 일이 있어서 도서관에 들렀다가 고른 책이었다.

주인공 부부의 남들이 보기엔 이상적일 수도 있는. 하지만 아무 감정 없고 습관적 의식적으로만 살아가는 삶.

그들이 그 삶을 나름대로 지탱해가고자 취하게 된 방식.

 

어떻게 이러고 살 수 있지? 이해가 안돼! 감정이 있는 동물이긴 한거야?

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이 책에선 그게 불안 없는. 안정적인 상황이라는 것.

좀 묘하고 신기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어쩌면 이게 더 현실적인 상황일 수 있는 것 아닐까? 싶기도 했다.

 

서로 배려한답시고 하는 생각과 행동들과 진정 좋아하고 사랑하는 마음의 차이.

객관적인 '좋은 사람'과 '내가 좋은 사람'의 차이에 대해 또 한 번 떠올리게 한 책이었다.

 

Posted by solle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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