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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문고 회원이어서 뉴스레터를 받아보고 있는데, 한 달 전 쯤 온 이메일에 소개된 책이었다.

맛있는 음식 먹는 걸 좋아하는 수많은 사람들 중 한 명으로서,

제목에 일단 끌렸던 것은 물론이고, 이 책을 소개한 간단한 글도 이 책에 대한 흥미를 더 유지시켰다.

책의 목차에 나타난, 왜 우리는 바삭바삭한(예를 들면 튀김 같은)음식을 좋아하는지와 같은 주제는 정말 재미있어보였다.

그래서 나는 바로 이 책을 장바구니에 담았고, 우연찮게 그 다음 주 교보문고 비타민책방 이벤트 도서로 선정된 것을 보았다.

그리고 비타민책방에서 선물로 받았다! 헤헤

책을 받아서 다 읽고 난 뒤의 감상은, 요즘처럼 책 가격이 만만치 않은 때에 혹해서 큰 돈을 쓸 뻔 했구나. 싶은 것이었다.

처음 소개글과 책의 제목, 목차만 보고 느꼈던 엄청난 궁금증이나 호기심에 비해

실제로 책을 읽으면서 그 호기심이나 기대했던 만큼의 즐거움이 충족되지 못해 실망을 많이 했다.

 

이 책은, 내가 느끼기엔, 상식수준의, 일반적인 대중들의 호기심을 충족시켜줄 수 있는 재미있는 책이 아니었고, '소논문같다'고 느껴졌다.

(게다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편집상태가 매우 좋지 않았음도 꼭 말하고 싶다. 오탈자가 굉.장.히.빈.번.히. 눈에 띄어 많이 거슬렸다.)

그리고, 각 소주제들의 제목 자체는 굉장히 흥미를 느끼게끔 붙여져있지만,

각 장들의 내용이 그 장의 제목과 별로 부합하지 못해서 읽는 것이 좀 불편했다.

읽어나가면서 '음? 근데 이 장의 주제가 대체 뭐였던 거지?'하는 생각이 끊임없이 들었으니까.

(정확히 말해서 딱 한 개의 장에서만 이 생각이 안 들었는데, 책 전체에서 이 현상이 너무 심했던 나머지 지금 정확히 제목이 기억나지 않는 이 장을 읽을 때에도 별 생각없이 자연스레 읽어나가진 게 아니라 '우와, 이 장은 그나마 제목을 잘 잡았네? ㅋㅋ' 하는 생각을 하며 읽었다.)

 

이 책은 인간의 식습관이나 우리가 먹는 음식들에 대한 재밌는 에피소드, 그것을 설명하는 상식수준의 과학 지식 같은 것이 아니라

'음식 섭취'라는 행동과 관련이 있는 인간 두뇌에 관한 사실들, 신경과학 지식들, 인류 진화사에서 의식주 중 '식'과 관련된 사항들에 대한 내용들이 나와있다.

그리고 사실은, 다뤄진 주제도 '음식'이나 '식문화'자체보다 '먹는 행동'과 관련한 '기억', '학습', '사회적 행동' 등이라고 하는 것이 맞다.

나는 신경과학 쪽에 관심이 있고 이쪽 분야를 배우고 공부하는 학생이기 때문에 그래도 어느 정도 흥미를 가지며 읽을 수 있었지만,

이 분야를 한 번도 배워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면 전혀 흥미를 느끼지도 못하고,

관심이 있다고 하더라도 배경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그냥 읽어나가기엔 너무 어렵고 이해하기 힘든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뭔가 좀 더 좁고 구체적인 주제의 재밌는 음식얘기, 식문화 얘기들을 기대했었는데

많이 실망했고, 아쉬운 점이 많은 책이었다.

Posted by solle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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