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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고갱을 모델로 하여 쓰여진 소설.
지난 번 고갱 전시회를 다녀온 뒤 꼭 봐야지 하고 있었다.
실제 고갱의 삶을 토대로 쓴 것은 아니라서, 그의 실제 모습이나 삶과는 다른 점이 꽤나 많은, '소설'이지만,
(고갱은 딸과의 관계가 아주 좋았다고 했는데, 소설에선 그런 것과는 전혀 거리가 멀었으니까.)
책을 읽으며 고갱의 그림들이 떠올랐던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서머싯 몸의 글 전개 방식이 매우 마음에 들었다.
어떤 인물에 대한 가물가물한 기억을 떠올리는 듯한 말투로 시작되었는데,
자연스럽게 그 소개를 따라가다보니 시간순서에 따라 그 '인물'의 삶을 다 알게 되었다.
너무 자연스럽게 시간의 흐름이 시작되어서 다 읽은 뒤에 첫 장에서 시작을 어떻게 했는지 전혀 기억나지 않아 첫부분을 다시 읽었다.
고갱의 거칠고 대비가 강한 색조들, 그리고 단순하면서도 확실한 선들.
그 사람이 실제 어떤 사람이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림들을 보면서 느꼈던 감정을 느끼게 했던 소설이었다.
강인하고, 확실하며, 남들보다 자신이 우위에 있다는 신념이 있는 사람.
야수적이고 그야말로 천재였던 한 사람의 일생.
현재만큼 소중한 것도 없지만, 현재만큼 쉽게 스러지는 것도 없는데.
과연 그가 꿈꿨던 '영원함'이란 무엇이었을까?
"나는 과거를 생각하지 않소. 나에게 중요한 것은 다만 영원한 현재뿐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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