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6일이 알베르 카뮈의 탄생 100주년이라고 했다.
교보문고 북뉴스의 기사를 보고, 그에 대해 처음으로 자세히 읽었다.
실존주의 작가로 오해받았던 사람이었다는 것, 그와 스승 장 그르니에와의 각별한 관계, 대작이라고 사람들의 기대를 엄청나게 받았던 <최초의 인간>을 짐필하다 자동차 사고로 돌연 세상을 떠난 것.
카뮈라는 사람은, 흔히 볼 수 없는, 그 내면으로부터 모두의 흥미와 관심을 끄는 그 어떤 빛이 새어나오는 사람 같다는 느낌이었다.
그의 책 <이방인>의 주인공 뫼르소는 글쓴이 카뮈와 많이 닮은 것 같다.
(아니 사실, 나는 카뮈를 아는 것이 아니니, 카뮈는 <이방인>의 주인공 뫼르소와 많이 닮았을 것 같다. 고 해야 맞을 것 같지만.)
"부조리의 인간"
나는 이렇게 어려운 말은 잘 이해하지 못하겠다.
다만, 뫼르소의 이야기를 통해, 이 사회는 내가 원하는대로 살아가기가 정말 어렵다는 생각을 했다.
특히 뫼르소의 재판 장면에서 이것이 강하게 느껴졌는데, 뫼르소가 자신을 두고 사람들끼리 놀이를 하는 것처럼 느끼는 데 매우 공감이 갔고,
내가 아무리 내 뜻대로 살아보려 발버둥쳐도 결국 사회에서는 나라는 사람을 놓고 자기들 마음대로 재고 평가하고 규정을 내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뫼르소가 감옥에서 간호원이 했던 말이 다시 떠올랐다고 하는 장면이 있다.
간호원에 했던 말이 뭔지 도무지 생각나지 않아서 앞 쪽을 들춰보며 한참 찾고 고민했는데, '너무 빨리 가면 더위를 먹고, 너무 천천히 가면 땀이 식어 성당에 들어갔을 때 춥다.' 고 한 말을 가리키는 듯했다.
어떻게도, 어찌할 수 없다는 말.
이 소설은 특별히 고발하는 듯한 말투를 쓰거나 하진 전혀 않지만, 이런 사회가 그를 대하는 태도에 관심이 없는 주인공 뫼르소의 모습 자체를 통해 말 그대로 "부조리함"에 대해 지독히도 깊이 생각해보게 만든다.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그런 사실을 깨닫지도 못했고, 깨닫지 못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사회의 그 억센 손아귀를 느끼지 않을 수 없는 상황-감옥에 들어가게도 된 것이고, 그런 상황에 놓인 후에도 딱히 큰 고통이나 괴로움을 느끼지 않을 수 있었던 뫼르소. 그 손아귀를 느끼면서도 그것이 무엇인지를 깨닫지 못했던 그에게는 모르는 게 약일 수도 있다는 말이 딱 어울려보인다.
아 그런데 아무래도 이야기보다 그 해설을 너무 많이 읽었던 것 같다.
좀 우스운 비유일지 모르겠단 생각도 들지만, 고깃집에 가서 밥을 시켜 같이 떠먹는데,
이야기는 그 밥 만큼밖에 안되는데, 해설을 고기만큼 먹은 느낌.
뭔가 글로 풀어서 정리가 안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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