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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된 제목은 프루스트를 좋아하세요. 이지만, 이 제목보다 난 원제가 더 마음에 든다.

How Proust Can Change Your Life. 프루스트의 삶과 문학을 가지고 저자인 알랭 드 보통과 함께 각자의 삶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책이었다.

총 9개의 컨셉으로 나누어놓았지만, 9개 장에 걸쳐 마르셀 프루스트는 어떤 사람이었는지, 그에 대한 한 개의 그림을 그려볼 수 있었고,

아직 읽어보지 않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라는 책에 나오는 등장인물들도 함께 만나볼 수 있었다.

 

마르셀 프루스트는 일반적으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은 아니었던 것 같지만,

아주 좋은 의미에서 그러한 사람이었던 것 같다.

항상 나를 많이 사랑하려고 애쓸 것. 남에게 사랑받을 수 있도록 그보다 더 애쓸 것.

이 두 가지 사실을 마음 속에 꼭꼭 싸매두고 있었던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또,

이 두 가지가 얼마나 중요한지 프루스트의 행동들에 대해 읽으면서 마음 속 깊이 여러 번 생각하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저자인 알랭 드 보통이 마르셀 프루스트에 대해 정말, 잘 알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책을 읽는 내내 기분이 너무 좋았다.

학문으로써의 문학을 잘 아는 사람이었다면, 책을 읽으면서 그다지 공감할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재미를 느끼기는 커녕, 심하게는 젠 체한다는 느낌을 받고 저자에 대해 미운 감정을 가졌을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 알랭 드 보통은 작가로서의 마르셀 프루스트를 정말 좋아하는 한 명의 팬이고, 그의 책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정말 사랑하는 한 명의 독자라는 게 글자 하나하나에서, 행간 하나하나에서 마음으로 느껴졌다.

그는 또한 마르셀 프루스트와 그의 작품을 단순히 표면적으로 좋아하기만 하는 게 아니라 진심으로 좋아하기 때문에 생긴 관심에서 비롯된 순수한 애정을 지닌 사람이고, 그 애정으로 인해 그와 그의 작품에 대해 자세히 찾아보게 된 사람이 확실하다. 그래서 읽는이로 하여금 쉽게 공감하고 실없이 계속 웃게 만들었다.

마르셀 프루스트라는 사람에 대해서 알 수 있다는 것보다도, 그에 대한 알랭 드 보통의 순수한 어린아이같은 애정을 느낄 수 있었어서 읽는 내내 기분 좋은 웃음을 멈출 수 없게 했던 정말이지 참 좋은 책이었다.

Posted by solle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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