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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디의 농담으로 인해 시작된 인생.
공산주의가 사회를 지배하던 시대의 체코에서 어머니와 행복하고 편안한 인생을 살길 소망했던 한 소년이 있다.
그 소년은 농담하는 것을 좋아했다. 편하게 웃어넘길 수 있는 말과 그 웃음을 좋아했다.
하지만 그가 웃을 때 사람들은 웃지 않았다. 그게 바로 문제였던 거다.
모두가 함께 웃을 수 있는 곳. 자신이 웃고싶을 때 웃을 수 있는 곳.
그저 웃자고, 한 번 웃어넘겨보자고 던졌던 한 마디의 말이었고, 한 구절의 글이었지만 그 한 마디의 말로 인해 자신의 인생이 남들의 농담 앞에 터진 웃음처럼 되어버렸다.
비단 루드빅의 얘기만은 아니다. 헬레나의 인생 또한 마찬가지였고, 야로슬로브의 삶 또한 그러했다.
인생은 꼭 죽자고 덤벼야만 하는 어떤 것이 아니다. 내가 죽자고 덤벼들면 인생 역시 나를 정말 죽이려고 덤벼든다.
가볍게 웃자고 생각하며 즐겨야하는 게 우리 삶인 거다. 다함께 웃고 즐기는 것.
책의 마지막에서 야로슬로브와 루드빅이 친구들과 함께 오래 전 전통음악을 연주하며 행진하듯 그렇게 웃으며 즐겨야 하는 것이다.
마지막엔 어떤 결말이, 어떤 얼굴의 죽음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 아무도 모르지만, 굳이 그것을 알려고 애쓸 필요도 없다.
그 순간 행복하다면, 바로 뒤에 아무리 소름끼치게 무서운 얼굴의 죽음이 우릴 낚아챈다해도 행복했던 웃음에 대한 기억이 우릴 지켜줄것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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