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북스 클럽에 가보고싶어서 빌리게 된 책이다.
그 두꺼운 두께에 비한다면 읽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책은 아니었지만,
결국 백북스 전날까지 겨우 읽어내고서 다른 일이 생기는 바람에 백북스는 가보지 못했다.
불멸의 이론이라는 제목이 말해주듯 이 책은 '베이즈 정리'라는 불멸의 이론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250년동안 사라질듯 사라지지 않으며 그 목숨을 유지해온 '베이즈 정리'는 과연 어떻게 생겨났고,
베이즈 정리가 과연 무엇인지에 대해 잘 알 수 있게 해준 책이다.
베이즈 정리는 불확실한 어떤 사실에 대해 임의의 확률을 부여하고,
관찰한 사실들을 이용해 처음에 임의로 부여한 확률을 계속해서 수정해내가는 방식이다.
일반적으로 적용되는지를 먼저 검증한 뒤, 그것을 구체적인 사례에도 적용하는 방식인 연역적 사고방식과도 다르고,
어떤 특정한 한 두 개의 사례를 생각하고, 그것으로 일반화를 하는 귀납적 사고방식과도 다르다.
정말 재미있는 건, 잘 생각해보면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가장 많이, 쉽게 하고 있는 사고방식이 바로 이 베이즈식 사고방식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존재하지 않는 사실에 대해 임의의 확률을 부여하고 시작한다는 것 자체에서 거부감을 느꼈다.
처음에 아무렇게나 확률을 정해놓고 그것을 믿고, 밀고 나가는 게 절대 아니라
현실에서 관찰된 사실들을 이용하여 끊임없이 수정, 보완해나가는 과정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통계학계의 대가들이 대놓고 반대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베이즈 정리는 절대 사용되거나 입에 담아지지 못했다.
하지만, 전시에서 수많은 용도로 사용되었고, 또 그 효용과 가치가 엄청나기까지 했으니
정말 불멸의 이론이 아닐 수 없다.
읽은 지가 좀 되었는데 이제서야 글을 끄적대려고 하니 순서도 내용도 엉망진창이 되었지만.
베이즈 이론이 무엇인지, 그 역사를 시간 순서에 맞춰서, 사용된 테마에 따라 주르륵 읽어나가고 이해할 수 있는 아주 좋은 구성의 책이었다.
하지만...... 번역이라기보다 편집의 문제가 아주 심각한 책이기도 했다.
여기저기 오타 투성이.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보이는 심각한 오탈자 때문에 독자의 기분은 매우매우 언짢았다.
1. "베이지안 통계학자들은 토머스 베이즈가 설정했던 유형조차 충분하게 고집하지 않는다. 만일 베이지안 통계학자들이 베이즈가 했던 것처럼만 하고 또 그렇게 죽은 뒤에야 글을 발표한다면, 아마도 우리는 엄청나게 많은 문제들에서 구원받을 것이다." (결국 통계학자들은 눈앞의 문제 하나하나에 목매면서 싸우기에 바빴던 것 같다.)
2.
(세상에... 정말 creepy한 오타다)
3.(제롬 콘필드 (Jerome cornfield)라는 베이즈 통계학자에 대한 부분)
제롬 콘필드는 사실 역사학 학사 학위밖에 없는 사람이었다고.. 하지만 베이즈 정리를 이용해 폐암과 심장발작의 원인을 밝혀낸 사람이라고 한다.
콘필드의 친구들은 그가 일에 무척 열심이면서 어떤 점에서는 매우 특이한 사람, "매우 유별난 친구"라고 말했다고 한다.
"면도를 해야만 하는 설득력 있는 이유를 찾지 못하겠다면서 수염을 덥수룩하게 길렀다. 길고 수척한 몸에 팔에 우산을 걸고 걸어가는 모습은 마치 우아한 외교관이 출근하는 것처럼 보였다. ... 그는 60센티미터 길이의 튜브를 통해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연기를 빨아들이고 또 뻐끔뻐끔 뿜어댔다."
이것만 보면 되게 nerdy하고 꽉 막힌 사람일 수도 있겠다 싶지만,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전.혀.
(261~2쪽) "1974년, 역사학 학사 학위밖에 가지고 있지 않았던 베이지안 생물 통계학자가 미국 통계협회의 회장이 되었다. 무작위적인 임상실험에 대해서 유머와 쾌활함으로 의사들을 안심시켰던 사람, 전염병학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방법론을 가르쳐 준 사람, 그리고 폐암과 심장발작의 원인을 밝혀낸 사람인 콘필드", "(그렇다면 통계학을 뭐라고 부를까요?)내 머리에 떠오른 최상의 대안은 '잠자리를 함께 하는 사람'입니다.", "1979년에 콘필드는 췌장암 진단을 받았다. 그는 이 진단이 6개월밖에 살 수 없다는 선고임을 누구보다 잘 알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마지막 순간까지 전력을 다해서 살았다. 수술 후 합병증이 심각했지만, 유머 감각은 조금도 훼손되지 않았다." , "그는 죽어가던 자리에서 두 딸에게 이렇게 말했다. "너희들은 너희들이 진정으로 유머를 필요로 하는 순간들을 위해서, 유머를 실천하는 데 온 삶을 바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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