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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루시다 - camera obscura (초기 카메라를 가리켰던 이름인 어두운 방)에 반대되는 말로, 밝은 방이라는 뜻이다.

롤랑 바르트는 이 책에서 '사진'의 본질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는 크게 일반적인 사진의 본질이라 할 수 있는 것에 대해 생각하고, 또 그가 개인적으로 정의내린 사진의 본질에 대해 얘기한다. 후자의 것은 사실 정의를 발견하였다기보다 그가 사진으로부터 얻고자 했던 것, 발견하려고 했던 것을 스스로 깨달은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사진이라는 것은 이미 지나간 시간을 고정시켜놓은 물질이다. 지나간 시간, 사라져버린 것들이 어떻게 다시 실재할 수 있을까. 그것이 롤랑 바르트가 가진 의문이다. 그는 여러 사진 작가들의 사진을 살펴보며 사진이라는 것의 본질이 무엇일까, 그 실체가 무엇일까 계속해서 탐구한다. 사진 속에 나타나 있는 물체는 분명 과거에 존재했던 그 무엇이다. 사진이 찍히는 그 순간에 분명히 존재했다는 증거가 바로 사진이 된다. 하지만 지금도 그것이 존재하고 있는지는 전혀 알 수 없다. 실재하지 않는 실재. 이 모순됨이 바로 사진의 본질이다.


롤랑 바르트는 오래된 그의 어머니의 사진을 바라보며 사진에 대해 자신이 가지고 있던 인식. 마음 속에 본질이라고 여기고 있던 바를 발견한다. 그는 이 사진을 책에 싣지 않았다. 독자들은 그 사진을 본다고 하더라도 그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이해하거나 느낄 수 없을 것이다. 우리는 그가 털어놓는 마음 속 이야기, 그 느낌에 대해 귀기울여 들을 수는 있지만, 그 느낌을 똑같이 가지긴 어렵다. 특히나 그 느낌이 투영된 물리적 대상을 눈으로 본다면 공감하기가 더욱 어렵다. 어떤 느낌은 모든 사람이 느껴볼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 느낌을 가지게 되는 순간, 그것을 일으키는 대상물은 사람마다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즉, 우리는 그가 어머니의 사진을 보고 느낀 바를 묘사하는 것을 읽으며 각자의 '오래된 어머니의 사진'을 떠올려야만 한다.


그는 결국 사진의 본질에 대한 두 번의 사색을 통해 실재하지 않는, 그러나 실재했었던 그 무엇을 찾아낸다. 사진 속에만 존재하는, 그러나 그가 현실세계에서 직접 겪어볼 수 없었던 '어머니'의 모습을 얻은 것이다. 그것은 영원히 사진 속에 '실재했던 그것'으로 남을 것이며, 또한 그의 가슴 속에도 영원히 간직될 것이다. 이처럼 사진은 과거에 존재했던 그 무엇을 증거함으로써 현재 존재하지 않는 무엇의 그림자, 혹은 찌꺼기 같은 새로운 것을 사진을 보는 이의 마음 속에 생성시키는 존재이다.

Posted by solle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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