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is, 2019.05-day2

天변 도로 2019. 5. 22.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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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2. summary

D2. Summary
전날 밤에 ㅈㅁ이랑 전화했는데 제대로 말 한건지 모르겠다. 전화로만 해야하고 시차도 있고 하니까 말하는 데 너무 한계가 많다. 그리고 또 생각하게 되는 여러가지 상황들 때문에 좋게 마무리하는 것도 중요하면서도 해야 할 말은 정확하게 전달해야 한다. 어렵고 좀 짜증-이라기보다 답답한 마음이 든다. 이야기의 마무리에 사랑한다고, 또 사진을 보고 예쁘다거나 하는 그런 말을 하는 게 얘가 지금 상황을 제대로 이해했나, 내 말을 똑바로 알아 들었고 생각을 한 건가? 하는 의문이 들게 해서 기분이 좋지 않기도 하다. 그럴 때 솔직히 좀 언짢아진다.

전날 밤 12:50 정도에 전화를 끊고 잠들었던 ㄴㅇ이를 방에 들여보내고, 혼자 나가보기로 했다. 나가는데 1층 철대문을 못 열기도 했고, 솔직히 혼자 지금 나가도 되는 거 맞나? 비도 조금 오는 것 같은데, 해서 무섭기도 했다. 다시 6층 옥탑층으로 뛰어 올라와서 계단 올라오자마자 있는 방, 그 오른쪽에 난 천창을 열었다. 방향이 그쪽이고, 아랫층들에서는 에펠탑의 조명이 보이는데 다른 건물에 가려서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정말로 열자 에펠탑의 위쪽 반이 보였다. 멋져. 화이트에펠을 다 봤다.
둘째 날 러닝. 아침 일찍 눈 떠서(6시쯤?) 챙기고 나갔다. 비가 좀 왔던 것도 같은데,

전날 밤에 새벽 1시 마지막 화이트에펠 보려고 했는데 ㄴㅇ이가 기다리다가 잠들어서 혼자 나가보려고 했는데 1층 대문을 못 열어서 다시 6층까지 뛰어올라옴. 내려갈 때 에펠탑 꼭대기 불빛이 건물 안쪽 방향에 비춰들어오는 거 봤고, 4-5층에서는 앞 건물 벽에 가리길래 6층 와서 천창 열어봤더니 상부 절반이 보였음. 조명도 보고 화이트에펠도 다 봤다. 창이 무거워서 닫는데 완전 쾅소리 냈다. 들어와서 ㄴㅇ이한테 말했더니 문 못 연 거에 완전 빵터지고 신기해함 ㅋㅋㅋ 코메디야
셋째날 아침. 혼자 먼저 일어나서 나가서 뛰고 왔다. 뛸 때 해나고 너무너무 하늘 예뻤다. 근데 집에 들어오고나서 비왔음. 최고다. 에펠탑 뒷쪽으로 둥글고 크게 돌았다. 올 때는 팔레드도쿄 뒷편으로 오는데 거기에 모자이크로 어떤 글이 쓰인 대형 포스터가 있었다. 아무리 눈을 가늘게 뜨고 봐도 잘 못알아보겠더니 사진찍으니까 대번에 알아보게 나왔다. 신기.
ㄴㅇ이 준비하는 동안 나가서 집 근처 빵집 두 개 찾아놓은 데 가봤다. 한 곳 들어가서 크라상이랑 사과잼 들어간 패스츄리 사고 초콜렛 구경하고. 다른 집은 밖에서만 봤다. 그러고 약국 가서 뭐 있나 보고 방에 왔고, 또 기다리면서 원고 쓰다가 또 잠들었다.
이날은 전날 못 간 애비북샵 시작으로 마레지구쪽 보고 시간 되는대로 생마르탱 운하와 아멜리에에 나온 장난감가게를 보는 계획이었는데 운하쪽은 결국 못 갔다. ㅎㅎ ㅋㅋㅋ 이날 다니면서 할머니 둘이 다니는 것만 보면 우리라고 깔깔대고 사진찍고 정말 너무 웃었네. 육십살에 진짜 꼭 또 와서 놀아야지. ㅋㅋㅋㅋ
애비북샵 갔는데 골목 안에 주인 아저씨(사실상 할아버지?)랑 할머니 두 분이 입구에 의자 놓고 너무나도 정답게 얘기나누고 있는 모습이 진짜 아름다웠다. 그리구 주인아저씨 영어 잘 하고 목소리 되게좋음. 알바같은 피부가 어두운 여학생이 있었는데 계속 일하고 영어 잘 못해서 주인 부르는데 손님들이랑 떠드느라 너무 바빠 ㅋㅋ 분류가 장르별 작가 성 알파벳순으로, 잘 되어있었다. 헌책을 그렇게 잘 정리한 게 되게 신기했다. 너무 깔끔했다. 지하로 내려가니까 오래된 책 곰팡이 냄새가 나는데 철학과 역사, 과학, 심리학과 종교 서적이 있었고 동굴같아서 신기했다. ㄴㅇ이가 올더스 헉슬리 아일랜드 물어보고 싶은데 있으면 안 사기 뭐할 것 같다고 고민했다. 오스카와일드 책은 아주 마음에 썩 들지 않았고 업다이크 책 두 권이 눈에 들어왔는데 검색하니 역서도 없는 것 같아서 사는 김에 물어보기로 했다. 그 전에 서가에서 올더스 헉슬리를 찾았는데 아일랜드는 없었다. 계산한다고 하면서 물어봤는데 ㅋㅋㅋㅋㅋㅋ 와우 안쪽으로 들어가더니 바로 꺼내줘. 여기는 안쪽에 새책도 팔고 있었던 거다. 안에 들어가 볼 생각은 하지도 않았네. ㅋㅋ 약간 당황했다. 암튼 업다이크 책만 사고 나왔다. 시간이 꽤 지나있었다.
애비에서 셰익스피어쪽으로 나가서 노트르담 성당을 다시 보고, 거기 시타델?? 성당을 가볼까 했는데 사람들 줄도 길고 해서 시타섬에서 다시 반대쪽 다리를 건너 시청 쪽으로 나갔다. 시청에서 우체국 가서 엽서 부쳤는데 우표 아니고 스티커라서 아쉬웠네.
마레지구 골목길 걷는데 로모그래피 상점은 문을 닫았더라. 안에 사진도 그대로 붙여놓고는. 아쉽. 지나가는 사람들이 먹는 거 보고 맛있어보여서 아이스크림 사먹었다. 짱맛있었네. 프랑스 사람들은 망고맛을 좋아하는 것 같다. 그리구 가다가 무슨 초콜렛 잼같은 것 파는 가게 들어가서 맛보는데 정말이지 너무 충격적이게 맛있어서 하나 샀다. ㅋㅋ
그 다음은 르필로소피 카페. 가서 비르 부르기뇽이랑 프렌치어니언스프 먹었다. 역시 짜 ㅋㅋ 여기 어떻게 된 거야? ㅋㅋ
그래도 맛있게 먹구, 옆사람들 구경도 하고. 마레지구 편집샵들 봤다. 진짜 멋진 고고갱??(어머 그새 기억 다 안 나) 가서 보고 ㄴㅇ이 넘 붙임성 좋아 감탄--!
그러구 옆집은 일본 문구 소품 편집샵이었는데 귀엽고 예쁜 쓰레기 ㅋㅋㅋ 많았고 사장님도 재밌었다. 프랑스는 동양=일본이라 생각하고 되게 좋아하는 거 같애. 마레지구 나오면서 엄마아빠 선물로 양말도 샀다. 예쁜 집이 진짜 많았다. 뭔가 조금씩 피곤해지고 있었지만, 마레지구 길 계속 예뻤고, 가다가 길에서 꽃을 팔길래 오, 저기서 다미 꽃 사자 하고 가까이 갔는데 갑자기 그냥 줘. 가져가래. 무슨 홍보같은 거 하면사 꽃다발을 주는 것 같았다. 이거 왜 줘? 하니까 모른대. 그냥 가져가래ㅋㅋ 전날 ㄴㅇ이가 말했던 꽃집사람과 꽃을 선물하는 것의 의미가 다시 떠올랐고 꽃을 나눠주던 그 사람이 천사같아보였다. ㄴㅇ이는 연보라색 스토크 나는 흰색 히야신스를 받고 아 다미를 이걸 줄까 또 살까 고민하다가 우 그냥 사자 하고 뒤에 꽃집에 일단 들어가봤다. 꽃 골라서 다발 만들 수 있었고 그린종류는 그냥 공짜로 줬다. 약간 카네이션같은 분홍 꽃 두 송이 골랐는데 포장을 말고 노란 장미를 포장 겉에 같이 꽂아줬다. 너무 예뻤다.ㅋㅋ 근데 이 노란장미 다미한테 줄 때 시들고 꺾여버림ㅋㅋㅋㅋ 너덜너덜.
그러고 시간을 보니 좀 애매했다. 메르시/유즈드북샵에 갔는데 책은 거의 카페 인테리어용이고 안에 메르시 매장 진짜 크고 뭐가 많더라. 슬리퍼 사고 ㄴㅇ이랑 지쳐서 이층에 있던 소파에 완전 늘어져있었다. 예기치 않게 쇼핑을 했고 손에 짐은 한가득이 됐다. 짜서 목이 말랐고 메르시 나와서 슈퍼에서 마실 걸 사고, 여기서 부활절 지나고 남은 듯 오리모양에 방울까지 달린 린트초콜릿 넘 귀여워서 하나 샀다. 나는 피치티 ㄴㅇ이는 레몬마테였나 그런 느낌을 샀는데 ㅋㅋㅋ 그러구서 버스 타서 앉았는데 한입씩 마셔보고, 이제 더 마시려는데 순간 버스 움직이면서 훅 쏟아서 개웃겼넼ㅋㅋㅋㅋ 깔깔깔깔 스카프로 천연덕스럽게 톡톡 닦으면서 진짜 깔깔대고 웃었다. 버스타고 가면서 파리보이얘기 좀 듣다가 이제 다미 학교 근처에 가서 내렸는데 확 젊어지고 붐벼졌다. 학교 가니까 학기말발표라서 입구에서 이름만 쓰고 들여보내줬다. 졸업은 수요일 목요일에 하고 그날은 파티같은 거라고 했다. 딱 6시 4-5분전에 완전 적절하게 도착했다. 아 다미 학교 들어가는 골목길에도 내내 예쁜 가게가 많았고 진짜 와 멋있어보이는 이발소에서 백발의 이발사 할아버지가 아저씨 손님을 이발하고 있었다. ㄴㅇ이랑 와 멋있다 하고 ㄴㅇ이 ㅋㅋ 사진찍을라다가 이발사 할아버지 갑자기 눈마주쳐서 식겁하고 거의 도망쳤넼ㅋㅋㅋ 버클리의 악몽 ㅋㅋㅋㅋㅋㅋㅋ
다미꺼 영상 상영하는데 사운드가 안 나와서 시간 좀 더 걸린다고 하길래 다른 곳들 구경하고 지하에 가서 뮤지컬 하는 것도 보고 올라왔다. ㄴㅇ이가 삼층 가서 와인 갖다줘서 마셨는데 어우너무졸려. 막 보다가 졸았네. 다시 나와서 ㄴㅇ이랑 3,4층까지 구경 싹싹 하고 돌아가서 10시나 되어 마쳤다. 다미 오빠랑도 인사하고 오빠는 끝나고 먼저 갔다. 다미 지인인 어떤 언니가 오셔서 그럼 넷이 같이 맥주 한 잔 하자 하고 몽마르트쪽 갔다. 다미가 생각했다고 한 집은 사람 넘 많고 자리 없었고 근처 다른 데 가서 밖에 자리잡고 맥주 한 잔씩, 그리고 감자튀김 시켜먹었다. 다미랑 얘기 조금 하고 ㄴㅇ이도 이것저것 물어보고. 너무 늦어져서 피곤하기도 하고 조금 어색하기도 하고 ㄴㅇ이가 불편하거나 피곤할까봐 미안하기도 하고. 그랬다. 열한시 반이 넘었나 그때 다 먹고 계산하고 이제 일어나자 하고 언니만 다른 방향이라 인사하고 헤어졌다. 내가 ㄴㅇ이한테 우리 몽마르트 가보고 가자! 하고 다미는 메트로 타고 우리는 언덕 올라갔다. 푸니쿨레 하고 있어서 표 사서 타고 올라갔다. 사람 좀 많았고 도시에 조명은 많이 꺼져 있었지만 그래도 나름 좋았다. 하필 우습게 에펠탑 조명이 우리가 보는 방향 그 면만 안 켜져 ㅋㅋㅋ 정말 영문을 모르겠더라. 트위터 검색해도 아무것도 안 나와. 엣지에서 반짝반짝해서 조명을 안 켜는 건 아니고 우리가 보는 쪽만 안 들어오는 거였다. ㅋㅋㅋ 넘웃겨. 쪼끔 무섭기도 했다. 나이트버스 있었지만 ㄴㅇ이가 우버 부르고 타고 집에 갔다아ㅏ. 가는 밤길도 예뻐. 집앞에 내려서 편하다고 ㄴㅇ이가 그러는데 우 정말 피곤했겠다 싶어서 너무 더욱 고마웠다. 그러구 씻고서 파리보이랑 마다가스카르 얘기 제대로 들으려고 ㄴㅇ이 침대에 옆에 엎드렸는데 와 와인때문인가 진짜 머리 닿으면 잘 기세여서 긴장했는데 잠들었다. 막 정신차리려고 애쓰느라 ㅋㅋㅋㅋㅋ 잠꼬대+헛소리 하면서 대답함ㅋㅋㅋㅋ 짱웃겨
그러고 세네시쯤 깨서 밖에 침대 나와서 잔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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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olle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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