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해

敖번 국도/영화 2012. 1. 26. 16:27
728x90

나온지 꽤 된 줄 알았는데, 찾아보니 2010년에 나온 작품이었네,

우리나라 영화 치고는 액션 규모가 컸다는 건 쳐줄만 한 것 같다.
하지만, 영화 속에서 경찰들이 너무 과도하게 바보처럼 그려진 것은 아니었는지?
거의 블록버스터 액션을 보여주기 위한 장치에 불과한 것으로밖엔 보이지 않았다.

배우들의 연기 또한 꽤 완벽했지만,
이야기의 복잡한 정도가 아주 조금 과했던 것 같기도.

'개장수' 면씨가 사고팔던 개 아닌 '개'.
아주 바닥에 깔린 인간의 삶을 보여주는 영화였다.

마지막 장면에서 구남(하정우)이 배를 타고 중국으로 돌아가다가 배에서 죽고,
선장 할아버지가 죽은 구남을 바닷속으로 밀어넣는 모습에서
황해가 의미하는 게 무엇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구남은 어린 딸과 어머니를 위해 빚을 청산하려고, 그리고 또 떠나버린 아내를 찾고싶어서
황해를 건너 한국으로 온다. 그리고 다시 돌아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황해를 건너야 한다.
하지만, 돌아가는 배편은 사기였고, 그를 쫓는 사람들을 피해 계속해서 황해를 건너지 못하다가
결국 작은 배를 타고 황해를 건너게 되지만, 그 위에서 죽어버리고 만다.

황해라는 것은, 구남이 부딪혀서 해결해야만 했던 문제들 (빚, 아내, 면사장 등)의 집합인 것 같다.
계속해서 부딪히려 하지만 제대로 부딪히지 못하고,
결국은 그 위에서 죽어버린. 그리고 그 속으로 빠져버린 구남.
살아있는 채로 빠져든 것이 아니라, 죽은 채로 빠져버렸다는 것.

'敖번 국도 >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전거 탄 소년]  (0) 2012.06.11
[다른나라에서] 홍상수  (0) 2012.06.09
District Nine  (0) 2012.01.26
[킹스 스피치]  (0) 2011.07.05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  (0) 2011.06.26
Posted by sollea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