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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여전히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봤다.

1. 고양이 철학자, 루푸스

읽을 책 목록을 여기저기 엄청나게 써두었어서 거기서 책을 먼저 골라읽기로 했다. 고양이도 데려올거고 하니 이 책을 빌렸고.

인생을 살아가는 태도와 철학에 대해 고양이 '루푸스'가 크리스마스 이브 밤동안 사람의 말을 할 수 있어서 집사에게 얘기해주는 형식이다.

형식이 너무 귀엽고요~ 내용은 여느 인생철학, 자기계발서 느낌.ㅎㅎ

 

2. 자기만의 방으로

오후의 소묘 리뷰이벤트를 신청해서 받았다.

여성 작가들이 자기만의 방에서 쓴 글 모음인데, 아무래도 나는 신예희 작가 글은 마음에 안들었다.ㅎㅎ

펜그림으로 작가들의 방을 그린 삽화가 들어있는데, 굉장히 따뜻한 느낌이다. 오후의 소묘 책이라는 느낌이 드는.

2024.02.06 - [敖번 국도/책] - [자기만의 방으로] 오후의 소묘

 

[자기만의 방으로] 오후의 소묘

자기만의 방을 갖기 위한 분투나 어려움, 이 아닌 자기만의 방을 가진 기쁨과 행복, 그리고 그 안에서 나에게 보이는 것들이 따뜻하다. 덕분에 나도 나만의 방을 한 번 더 둘러보고 웃음짓게 된

solleap.tistory.com

 

(어후 썸네일이 이만하게 들어가다니...)

 

3. 관객모독

워낙 유명한 고전이고, 도서관 서가에서 눈에 띄어 빌렸다.

정말 이상한 글이다! 무대 위에서 연극이 진행되는데, 그 무대 위의 배우는 관객을 끊임없이 모독한다. 도대체 극이 시작된 것인지 끝난 것인지도 알 수 없고, 시종일관 관객들에게 뭐라고 한다.

당시에도 이런 형식의 글은 처음이라서 굉장히 파격적으로 받아들여졌다고 한다.

'나치'라는 말이 직접 나오기도 해서, 어쩌면 무언가를 대상화하고 상징하는 글이 아닌가 생각해볼 수도 있지만, '언어유희' 그 자체인 글이라고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단어 하나하나의 의미가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것. 우리가 상식적으로 하는 생각인, 단어가 문장이되고 문장이 문단이 되고 그것이 모여 하나의 이야기, 극이 된다, 는 것 자체를 작가는 파괴하고 싶었던 건지 모른다. 그 자리에 있는 무대 위의 사람과 관객석에 앉아있는 사람이 진정으로 소통하는 것은 어떤 것인가에 대해 이전까지는 없었던 새로운 형식의 글을 통해 얘기하려했던 것 같다. 이야기를 보여주고 그것을 이해하는 것이 진짜 소통하는 게 아니라는 것. 단어는 다 의미가 없다, 무대에서 아무리 이야기를 재연하고 그것을 이해한 척 관객은 유심히 듣고 바라보고, 극이 끝난 뒤 서로 이야기를 나눈지만 그 모든 순간에서 배우든 관객이든 머릿속에는 다 딴생각을 하고 있었던 건 아니냐고 외치는 것 같기도 했다.

 


그리고 3월은 한 권도 완독을 하지 않았고.


4월에는 제주도를 두 번이나 갔다왔다. 엄마아빠가 한달살기 하시는 동안.

제주도에 갔다오는 동안 책을 많이 읽으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제주도를 다녀오면서 책을 읽을 틈은 많지 않았다.

1. 3차면접에서 돌발행동을 보인 MAN에 관하여

박지리 작가의 이 책은 서희의 블로그에서 보고 얇고 짧길래 빌려서 제주에내려가면서 무지 많이 읽고 올라올 때까지 (지하철에서 마저)다 읽었다.

대학원 때 <다윈 영의 악의 기원> 공연을 보고 서희가 말해줬던 기억이 나는데, 아직까지 그 책도 읽지도 않았네.

이 책, 정말 무지하게 재밌었다. 어둡고 미스테리한 글이지만, 처음 부분과 끝부분의 장면이 겹치면서 인물도 묘하게 다시 중복되는 것만 같고 굉장히 이상했다. 사실이 드러나는 순간은 어떻게 보면 약간 허무할 수도 있을 것 같기도 한데 작가가 사소한 사람의 머릿속 생각 하나가 얼마나 커다랗게 부풀려질 수 있는지를 정말 엄청난 이야기로 만들어낸 것 같다. 다 읽고 나면 이거 다 꿈이거나 상상이었던 거 아니야? 싶기도 할 정도.

이 책의 장면이 최근 인사이드아웃2를 보면서 또 떠오르기도 했고..

 

2. 슬램덩크

6층 휴게실에 있는 걸 보고 읽어야지 생각하면서 토요일에 두번 빨래하고 하면서 읽었는데 뭐 계속 찾아가서 읽게는 안되고 ㅎ

 

3.와인이 이어준 우리

과유불급 책모임에 가서 별로라고 계속 말하기는 했다. ㅎㅎㅎ

포트포인트 사장님이 빌려주신 건데 지금 7월 13일인데 아직도 돌아오지 않으신 것 같고...... 너무 오래 들고 다녀서 책도 약간 꼬질해진 것 같고......

내추럴 와인에 대해 더 잘 알고 싶어지고, 당장이라도 마시고 싶게 만드는 책이다. 그런 점에서는 정말 좋은 책인데(제목은 정말 끝내주지 않는지?), 전형적인 미국 백인 여성의 남성관, 연애관, 로맨스 판타지가 너무나도 여실하게 반영된 책이라서 아주 질리고 물리고 짜증스럽기도 했다 ^^.

호주남자 귀여워 --- 내추럴 와인 메이커 힙해 --- 이런 ......

네 작가님 화이팅하시고 인생 즐기시고...

 

4. 새벽 세 시, 바람이 부나요

도대체 몇 년 전인지? 2015년에 낭만서점에서 듣고 꼭 읽어보고 싶다, 또는 나도 카페에서 주위르 관찰하고 엿들으며 그걸로 글을 써보고 싶다, 고 생각했는데 2024년이나 되어서 드디어 읽었다. 편지 형식의 글이고 굉장히 빨리 읽히긴 한다. 율리가 읽어봤다고 했고, 공감이 잘 안 된다고 했는데 나도 그 말에 공감이다. ㅎㅎ 둘이 대체 뭐하는거야? 싶다. ㅋㅋ

뭔가 이메일 형식의 글이라서 그 서체와 말장난이 재밌게 읽히긴 하는데, 마음이 둘 다 이랬다저랬다 하고, 메일을 계속 주고받는 이유도 없고 메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도 좀 이상하게 느껴지고 납득하기는 힘들다. 물론 첫 메일 이후에 그냥 너무 자연스럽게 계속 둘의 메일주고받기가 이어져서 처음에 왜 이렇게 둘이 메일을 주고받기 시작한거야? 란 질문 자체를 잊기는 쉽긴 하다.

에미의 삶, 사랑, 인생관 등에대해서 집중하는 것도 아니고, 레오의 연애관에 대해 집중하는 것도, 두 사람의 서체와 편지 자체에 집중하는 것도 아니다. 끊임없이 얼굴도 본 적없는(그러나 외적으로 매우 매력적인 것이 틀림없는) 두 남녀가 메일로 계속해서 플러팅하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글로 읽혔다...... 읽으면서 끊임없이 풋, 웃고 또 뭐야..? 라고 말하게 되었지만.....(다음달에 나는 이 후속작을 읽는다).

 

5. 천 개의 파랑

기수의 스토리에서 보고 관심을 가졌고, 잊기 전에 얼른 읽어야지! 하며 책을 빌려왔다. 정말 흡입력 있고 문장도 이야기도 주제도 좋았다. 연극도 상당히 궁금해졌고.

환경과 사랑, 사람에 대해 말하는 너무 좋은 소설이었다...... 자세히 설명하기 보다 세상 모두가 이 소설 읽어줘...

 

6. 고양이에 대하여

캐나다 갔을 때 오빠가 레포트 쓴다고 얘기 꺼내서 이름 처음 알게 된 작가, 찰스 부코스키.

근데 그의 글은 정작 읽은 적이 없는 것 같다. 대부분 시여서 찾아읽지 않았던 것도 같고.

산문 3부작이 나와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서가에서 이 책이 먼저 눈에 띄여서 빌렸다.

그가 함께 살았던 고양이들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그냥 고양이, 고양이, 고양이 얘기.

너무 귀엽고 읽다보면 공감되어서 웃음이 지어진다. 고양이는 정말...... 신기해......

 

7. 빵과 수프, 고양이와 함께하기 좋은 날 하나

서가에 고양이가 제목에 들어간 책이 좀 모여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이 책도 제목을 몇 번 들어봤는데 여러권짜리인 줄은 몰랐다. 카모메 식당이 떠오르기도 하고... 일본소설 느낌이 솔솔 풍겨오는 따뜻하고 빵냄새 나는 책인데, 약간 너무 소설스럽달까. 나는 이제 그런 건 조금 거부감이 드는 것 같기도 하다. 거부감, 이라기 보다 '이건 소설이야. 현실 불가.'라는 책갈피를 손에 들고 책을 읽는달까.

고양이도 등장하는데, 여러모로 따뜻하고 좋은 이야기이고 둘에서 어떻게 될지도 궁금한데, 손이 그쪽으로 찾아가지는 않네... 언제 여유 있을 때 속편 빌려 읽어야지(이 책 이야기 마저 알아가는 것보다 내가 임장가는 게 더 중요..).

 

Posted by solle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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