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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 by. 페르 닐손

도서관 서가에서 어슬렁거리다가 표지가 뭔가 맘에들어 뽑아봤다.
도입부가 정말 흥미롭다.
첫사랑의 기억을 마치 영화를 재생하듯 풀어낸다.
첫사랑을 겪으면서 성장하는 소년. 아니, 성장이라는 말 보다는 성숙이란 말이 더 어울릴 것도 같다.
흥미롭고, 예쁘다.(물론 화자에게는 아프고 슬픈 얘기지만 ㅋㅋ) 재미있다. 술술 읽힌다.
흔하디 흔해빠진 연애소설 같은 것은 절대 아니다.
독일 청소년 문학상, 미국 도서관협회 선정 최고의 청소년 로맨스 소설이란 타이틀까지 있다. ㅎ

(2010.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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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읽고 나서야 알았다, 하루였단 거.

“젊다는 건 특권이야. 자네들은 얼마든지 실패해도 괜찮다는 특권을 가졌어.”
“거울에 빠져 있는 사람은 자기 자신밖에 눈에 안 들어와. 자의식이란 바로 그런거야.”
“아버지가 크라운을 타고 다니는 동안은 우리 집은 괜찮아." 

너무 무겁지 않은. 딱 적당한 무게를 가진 책인 것 같다.
흡입력이 정말 대단하다.
다 읽고나서야 깨달았다. 하루동안 일어났던 일을 썼다는 사실을.
길이도 그리 길지 않지만, 짧은 것도 아니다.
화려하거나 엄청 함축적인 문체도 아니다.
그냥 평범하고 솔직한 일상의 일들. 그래서 더 마음에 와닿는 것 같다.

(2010.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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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료샤가 호흘라코바 부인 댁에 가는 길에 만난 국민학생들이 한 말. 당신은 카라마조프이니까. 라는 그 말.
알료샤의 형들이 한 말에서는 별 감흥이 없었는데, 이 부분을 볼 때는 너무 슬펐다.
난 왜 이렇게 교만하고 오만과 자만에 절여진 이기적인 인간인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타카 라는 영화를 보면, 주인공이 자신이 안고 태어난, 태어날 때 부터의 딱지를 극복해낸다.
하지만 그 극복을 이뤄내기 위해 한시도 감시의 눈초리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지 않았나?
결국은 내가 죽을 애를 써서 변화를 이루어내더라도, 변하지 않는 주변 때문에 그 변화가 오히려 나에게 나쁜 영향을 끼치기까지 할 수 있는 게 아닐까하여 씁쓸하고 무서웠다.
세상이 생각보다 더 냉정하고 이기적이며 무서운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이 온갖 행복을 모두 경험하기에는 하루면 충분해요. 그런데 여러분, 어째서 우리는 싸움을 하고, 무안을 주고, 서로 남에게서 받은 모욕을 마음에 품고 있는 것일까요? ..."
인간에게 유년 시절에 부모의 집에서 얻은 추억보다 더 값진 것은 없다.
왜냐하면 고통이야말로 생활이거든. 고통 없이 인생에 무슨 쾌락이 있겠는가? 

좀 오래된 판이었어서 번역된 게 말투나 단어같은 게 어색한 감도 있긴 했지만, 그래도 고전은 고전이다.
이렇게 길고 방대한 글을 이렇게 짜임새있게 써내다니.
러시아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는 것 때문에 내가 이 소설에 더 흠뻑 젖어드는 데 무리가 있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그렇지만, 세 형제와 아버지. 하나하나 아주 달라보이지만 결국은 '카라마조프'라는 이름 아래 같은 모습을 갖고 있던 그 "사람들."
인간의 본성, 삶의 궁극적인 이유에 대해 생각해보게 만드는 책이다.
좀 어렵다는 느낌도 있지만, 천천히 생각하면서 읽고나면 들인 시간만큼 많은 생각을 얻을 수 있는 책인 것 같다.

(2010.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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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장. 생각에는 시간이 걸린다. - 텔레혁명과 세계화의 속도)
자전거의 속도는 주변 세계의 인상을 흡수하면서 가기에 딱 좋은 속도다. 

자전거의 속도는 타는 사람의 의지에 따라 아주 다양하게 변할 수 있다.
이 말은 그래서 더 맘에 든다.
사람마다 주변 세계를 받아들이는 방법이나 속도, 관점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이런 개인개인의 차이를 반영할 수 있는, 나로서는 반문할 여지가 없이 맘에 드는 구절이었다.

(제 7장. 시간 인식과 변화의 속도 - 시간 감각을 주변 변화 속도에 적응시키는 문제)
...말괄량이 삐삐의 말이다. "네가 아주 강하다면 친절하기도 해야 해."
'강한 선의/무능력'조합은 쓸모가 없으며, 그 반대는 무섭다. 두 가지 자질이 약간씩 조합되면 무난하며, 두 가지가 모두 많다면 좋은 결과들을 낳을 수 있다.
하지만 또 다른 자질이 필요하다. 바로 용기다. ... 우리가 집단적으로 부족한 것은 칸트가 말하는 '결심과 용기'다. 우리의 정신 도표는 세 개의 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하나는 능력, 하나는 선의,  또 하나는 용기다. 

그렇다. 요즘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 가장 많이 요구되는 것이 아마도 능력일 것이다.
하지만 그 능력에 선의가 없다면, 악의가 있는 것보단 낫겠지만, 그야말로 "무섭다."
영화 아이언맨에 나오는 악당인 아이반 반코가 바로 이 케이스일 것 같다.
그리고, 용기.
용기는 정말 중요한 것 같다.
큰 일을 하기 위해서는 물론이지만, 나 자신의 발전과 행복을 위해서라도 용기라는 것은 정말 필요하다.
생각해보면 작은 용기 하나가 부족해서 내리지 못한 결단이, 하지못한 말이나 행동이
후에 후회로 남은 일이 얼마나 많은가.
용기가 부족해서 내가 원하는 의지대로보다는 주변의 흐름에 따라 쓸려간 적이 얼마나 많은지 모르겠다.
용기와 능력이 함께해야 강해질 수 있다. 그리고 삐삐의 말처럼.

아주 강하다면, 친절하기도 해야만한다.

이것은 조건이 아니라 의무이다.

(2010.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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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9) 우리는 시간에 묶여 있다. 인간은 같은 강물에 두 번 발 담글 수 없다. 우리는 이미 흘러가 버린 시간을 되돌릴 수도 없고, 오지 않은 시간을 당겨 쓸 수도 없다.
p.34에 나오는 셀리히만의 실험 - 너무 잔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p.35) ...무력감을 학습 / 학습된 무기력 / 인간의 절망도 학습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p.47)...'대체 불가능한 것' ... 추억이 깃든 사물, 사연이 있는 사물은 더 이상 도구가 아니다.
(p.48) 그러나 존재는 대체 가능한 것이 아니다.
(p.79) ...이미 지출된 비용에 얽매여 비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것을 경제학에서는 '매몰비용 suck cost 효과' 혹은 '콩코드 효과'라고 한다. 중도 포기할 경우 기존의 투자비를 허공에 날리게 되므로 손해를 감수하고 계속 강행하는 악순환을 의미한다.
 ... 일종의 자기합리화가 만들어 내는 것이 매몰비용 효과다.
 ... 이제 와서 손을 떼면 실패자라는 소리를 들을까봐 잘못된 선택에 집착하는 것이다.
(p.81) '너는 뛰어서 승리의 영광을 얻어라. 나는 포기한다. 대신 다음을 기약하겠다.' ... 만용...
p.131에 인용된 이성복의 시 <구화 口話>
(p.150) "인간은 죽을 수는 있을지언정 패배하지는 않는다.(A man can be destroyed but not defeated)"

후회도 많이 하고 미련도 많은 편이다. 항상 무엇을 그만 멈추고서 미련을 느낄 때마다 욕심을 너무 많이 부린 것이라고 생각했다. 근데, 어떻게 하든 후회가 안 남는 경우는 한 번도 없는 것 같다. 완벽한 선택이란 거 존재하긴 하는걸까? 내가 입시를 치를 때 오빠가 나에게 해 준 말이 있었다. 어떻게 해도 후회는 남을거라고. 그러니 그 후회가 가장 적어지는 방향으로 되도록 노력하라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말이 더 마음에 와 닿는다. 우리가 고등학생일 때 까지. 그러니까, 우리를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보살펴주는 어떤 장벽이 존재하는 동안, 그 때의 어린 시절에는 후회나 미련같은 것이 우리 눈에 보이지 않게끔 막아주는 존재가 있기 때문인 것 같다고. 그래서 점점 그 장막이 벗겨짐에 따라 우린 더 후회와 미련에 노출되는 것 같다고.

(2010.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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